국내에서 보통 6~7월, 장마철 직전에 러브버그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본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곤충이었는데 2015년 인천에서 알이 발견된 이후로 22년부터 지속적으로 출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출몰 때문에 일부에서는 불편함도 호소하고 있어 해충으로 보기도 하며, 또한 독성이 없고 토양 환경을 정화하기 때문에 익충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러브버그 특징과 대량으로 출몰한 이유, 대처법 등 러브버그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러브버그란?
1) 정체와 기본 특징
러브버그(Lovebug)의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로,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입니다. 성충의 크기는 6~7mm 정도로 작은 편이며, 머리와 가슴 부분이 검은색, 등판이 붉은색을 띠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암수가 꼬리를 맞댄 채 짝짓기한 상태로 함께 날아다니는 독특한 습성 때문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마치 사랑하는 커플처럼 보여 ‘사랑벌레’ 또는 ‘러브버그’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2) 수명과 생활주기
수명은 매우 짧습니다. 수컷은 3~5일, 암컷은 약 7일 정도의 짧은 생애를 살아갑니다. 짝짓기를 위해 암수는 3~4일 동안 떨어지지 않고 붙어 다니며, 수컷은 짝짓기를 마친 뒤 3일 이내에 죽고, 암컷은 알을 낳은 뒤 약 일주일 안에 생을 마감합니다.
암컷은 한 번에 300~500개의 알을 낳으며, 이 알들은 주로 습한 토양이나 부식된 식물 잔해에 산란됩니다. 유충은 약 120일 정도 후에 번데기로 변하며, 이후 성충으로 변태합니다.
3) 활동시기
활동시기는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 1년에 1회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올해(2025년)는 이례적인 고온과 장마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이른 6월 중순부터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7월 중순쯤이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대규모로 나타난 뒤 2주 가량 지나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2. 대량 출몰 이유
1)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
대량 출몰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결정적입니다. 원래 중국 동남부,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했었는데, 한국으로 서식지를 넓혀가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의 결과입니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2022년 12월 미국 곤충학회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앞으로 50년 내 동북아시아와 일본 상당 부분이 이들 곤충이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됩니다[관련 기사]. 서울에 이들이 서식할 수 있는 ‘북방한계’가 된 것은 북위 33도보다 남쪽 아열대에 살던 러브버그가 온대지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 도시 열섬현상과 환경 변화
도심의 열섬현상도 이들의 대량 발생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개발, 도심 열섬현상, 급격한 기온 상승 등 다양한 환경 변화로 인해 러브버그들이 우리 주변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하는 이들 특성상, 올해와 같은 이례적인 고온과 습도는 이들의 번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습니다.
3) 많이 출몰한 지역
러브버그는 2022년부터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에는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목격되었고, 현재는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인천 계양산에서는 최근 대규모 출몰로 큰 화제가 되었으며, 계양구청에 접수된 관련 민원이 2024년 62건에서 2025년 36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서울시 전체로는 2023년 4,418건에서 2024년 9,296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민원이 접수되었습니다.
3. 오해와 진실 – 익충인가, 해충인가?

1) 생태학적 역할과 익충으로서의 가치
러브버그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입니다. 이들의 유익한 역할은 생활 단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유충 시기: 유충은 낙엽을 분해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분해자 역할을 합니다. 썩은 식물과 유기물을 섭취하여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분해 과정에 기여하며,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성충 시기: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도와주는 화분매개자 역할을 합니다. 꿀벌과 같이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의 균형 유지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2) 인간에게 무해한 특성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는 곤충입니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으며, 단지 시각적 불쾌감을 줄 뿐입니다.
3) 해충으로 오인받는 이유
그럼에도 러브버그가 해충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량 발생으로 인한 시각적 불쾌감: 떼를 지어 나타나는 모습이 혐오감을 유발합니다.
- 차량 손상: 자동차에 달라붙은 러브버그 사체가 산성을 띠어 도장을 부식시킬 수 있습니다.
- 생활 불편: 사람을 피하지 않고 달려들어 야외 활동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4) 천적이 없는 이유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뚜렷한 천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새, 개구리, 두꺼비 같은 대표적인 포식자들도 러브버그를 좀처럼 먹지 않는데, 이는 러브버그 체내의 산성 물질 때문입니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원은 “러브버그는 산성 맛 때문에 포식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 러브버그 대처법
1) 물리적 방제 방법
러브버그는 살충제 사용보다 물리적 방제가 권장됩니다.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는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고, 천적까지 박멸해 오히려 개체 수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효과적인 대처법들:
- 물 활용: 물을 싫어하는 특성이 있어,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쉽게 쫓을 수 있습니다.
- 끈끈이 트랩 활용: 불빛 주변에 끈끈이 패드를 설치하여 집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방충망 설치 및 보수: 방충망을 설치하고 틈이 없도록 보수합니다.
3) 생활 속 예방법
[조명 관리]
- 야간 조명을 최소화하고, 조명 색상을 노란색으로 바꾸면 유입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밝은 빛에 끌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복 선택]
- 어두운 색 옷을 착용하면 러브버그가 달라붙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밝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흰색, 노란색 의류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량 관리]
- 자동차 배기가스에 끌리는 특성이 있어, 친환경 차량 사용시 유입이 줄어듭니다.
- 사체가 쌓이기 전 신속한 세차가 필요하며, 이들 사체의 산성 성분이 도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환경 관리]
- 집 주변 낙엽, 마른 풀 제거: 썩은 식물과 유기물에 알을 낳으므로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합니다.
- 창틀·틈새 막기: 6~9mm 크기의 작은 곤충이지만 침입 경로 차단이 중요합니다.
천연 기피제: 물 1컵에 시트러스 주방세제 3스푼, 구강청결제 3스푼을 섞어 만든 기피제를 창틀, 벽면, 현관 주변에 뿌리면 효과적입니다.
러브버그는 평균 수명이 3~7일로 짧고, 햇볕이 강해져 대기가 건조해지고 한여름이 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학적 방역보다는 개체가 늘어나는 시간대와 환경을 최대한 피하고 친환경적으로 방어하는 방식으로 참아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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